명품샵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연방준비제도 의장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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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6-01-09 19:33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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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설립된 해는 1913년이었지만 초기 연준은 지금과 같은 역할을 하지 못했다. 당시 미국의 화폐제도가 금본위제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시중에 풀 수 있는 돈의 규모가 국가가 보유한 금의 양에 묶여 있었기 때문에 그 결과 중앙은행의 활동은 큰 제약을 받았고, 금본위제는 대공황 국면에서 오히려 미국 경제의 붕괴를 불러온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1933년 미국이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금본위제를 폐기한 이후에야 연준은 비로소 경제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 소방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연준 100년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수장들이 있었는데,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인물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 시기에 연준 의장을 지냈던 매리너 에클스이다.
스코틀랜드 이민자 출신인 에클스는 고졸 학력으로 미국 서부에서 은행업을 통해 부를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그는 ‘정부의 은행’에 불과했던 연준을 ‘국가의 중앙은행’으로 격상시킨 설계자였다.
초기 연준은 재무부의 자금 조달 창구에 가까웠다. 특히 전시에는 국채를 의무 매입하며 행정부의 하위기관 노릇을 해야 했다. 그러나 에클스는 전쟁 이후에도 이어진 재무부의 간섭과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연준 의장 인선 다시 정치 그늘로
권력의 압박에 저항하며 통화 정책의 독립성을 사수한 그의 투쟁은 현대 중앙은행 제도의 근간이 되었다. 현재 워싱턴에 있는 연준 건물은 ‘에클스 빌딩’으로 명명돼 있다.
1970년대에 8년간 연준 의장으로 재임했던 아서 번스는 정치 권력에 굴종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함으로써, 오늘날까지 연준의 오욕을 상징하는 인물로 기록돼 있다.
그는 1972년 대선을 앞둔 닉슨 대통령으로부터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압박을 받자, 인플레이션 조짐에도 불구하고 확장적 통화 정책을 강행해 물가 폭등의 빌미를 제공했다.
또한 물가 상승 원인을 통화량 과잉이 아닌 유가 등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리며,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변동성이 큰 항목을 임의로 제외함으로써 지표를 왜곡시켰다. 여기에 금리를 올리다 실업률이 조금만 오르면 즉시 낮춰버리는 ‘스톱 앤드 고(Stop-and-Go)’ 정책을 반복한 결과,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잃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고착화해 미국 경제를 장기적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빠뜨렸다.
이 암흑기를 끝낸 이는 1979년 취임한 폴 볼커였다. 미국 경제가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신음하던 시절, 그는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리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급격한 긴축으로 경기는 추락했고, 기업과 농민들의 반발도 거셌지만 그는 뚝심 있게 고금리를 유지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꺾어놓았다.
볼커의 ‘인플레이션 파이터’적 면모는 이후 1980~1990년대 미국 경제 장기 호황의 초석이 되었다.
볼커의 뒤를 이은 앨런 그린스펀은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최종 대부자’로서 연준의 역할을 정립한 인물이다. 취임 직후 맞닥뜨린 1987년 ‘블랙 먼데이’를 시작으로 헤지펀드 LTCM 파산, IT버블 붕괴 등 위기 때마다 전격적인 금리 인하로 시장의 패닉을 진화하며 ‘마에스트로’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그린스펀의 영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추락했다. 규제 완화와 시장의 자율성을 맹신한 그의 원리주의가 오히려 위기의 씨앗이 된 것이다. 그는 금융위기 직후 열린 청문회에서 “민간의 이기적 동기가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이 잘못되었다”고 밝히며 한 시대의 종말을 알렸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던 시기에 연준의 수장이 벤 버냉키였다는 점은 글로벌 경제에 천운이었다. 당시 금융위기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로 평가받는데, 버냉키는 대공황을 깊이 있게 연구한 학자였기 때문이다.
아서 번스 실패 반복해서는 안 돼
버냉키는 금융위기 국면에서는 시장의 기대보다 한발 더 나간 정책만이 패닉을 잠재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인 통화 정책을 쓰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금융위기의 수렁에서 글로벌 경제를 건져낼 수 있었다.
후임 의장인 재닛 옐런은 버냉키와 비슷한 성향의 경제학자였다. 옐런은 양적완화의 종결과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출구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볼커 이후 연준 의장은 연임되는 게 관례였지만 2017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깐깐한 경제학자이자 민주당원인 옐런 대신 월가의 사모펀드에서 일했던 공화당원 제롬 파월을 신임 의장으로 임명한다. 파월은 기준금리를 더 파격적으로 인하하라는 트럼프의 공세에 시달리면서도 무난히 연준 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파월의 임기는 올해 5월에 끝난다. 그의 임기 종료가 다가오며 연준 의장 인선이 다시 정치의 그늘로 들어가고 있다. 중앙은행을 자신에게 복속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온 트럼프 정권하에서의 인선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지난해 8월 트럼프의 지명으로 연준 이사회에 입성한 스티븐 마이런은 이미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잇달아 주장하면서 연준위원들의 의견 스펙트럼에서 가장 극단의 위치에 서 있다. 1970년대 아서 번스 시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흔들리면서 인플레이션 파이터 역할을 의심받게 되면 시장은 가장 먼저 등을 돌린다.
시장의 반란은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자본시장은 바보가 아니다. ‘무조건’ 금리를 내리는 중앙은행 편에 서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을 적절히 관리하는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한국이 만든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 발사가 올해 1분기에서 3분기 이후로 연기됐다. 아리랑 6호를 지구궤도까지 실어나를 유럽 우주발사체의 이륙 일정이 한국 의지와는 상관 없이 늦춰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덩치가 큰 아리랑 6호를 실을 만한 발사체를 자체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정 연기에 대응할 뾰족한 수단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7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유럽 발사체 기업 아리안스페이스는 아리랑 6호 발사가 올해 3분기 이후로 미뤄진다고 우주청에 통보했다. 이 같은 발사 일정 변경은 지난해 말 우주청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랑 6호는 밤낮에 상관 없이 가로·세로 50㎝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영상레이더(SAR) 관측 위성’이다. 고도 약 600㎞에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리랑 6호의 시스템 설계와 본체 개발, 총조립 및 시험, 지상국 운영 등은 국내 독자 기술이다. 영상레이더는 아리랑 5호 개발을 통해 확보한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업체에서 기술 자문과 일부 핵심 전장품을 지원받아 국내 주도로 개발했다.
이번 발사 연기는 아리랑 6호와 함께 아리안스페이스 발사체에 실릴 이탈리아 우주청 위성 ‘플라티노-1’ 개발이 지연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역내 국가의 위성 운송을 우선시하는 유럽 기업 아리안스페이스가 발사 일정 자체를 바꿔 플라티노-1 완성을 기다리기로 한 것이다.
플라티노-1로 인한 발사 지연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이던 아리랑 6호 발사 일정이 올해 1분기로 밀린 것도 플라티노-1 개발이 늦어졌기 때문이었다.
한국은 독자 발사체 누리호가 있지만, 아리랑 6호를 운송하기는 어렵다. 누리호는 아리랑 6호 중량(약 1.7t)을 감당할 만큼의 엔진 힘은 갖췄지만, 위성 탑재용 화물칸 크기가 작아 아리랑 6호를 싣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랑 6호 덩치는 지름 2.7m, 높이 4.8m다.
우주청 관계자는 “현재 아리랑 6호 발사 시점을 좀 더 정확히 설정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맑은 개울에서 어린양이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때 배고픈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는 어린양을 노려보며 말했다. “애송이가 버릇없이 내 물을 흐려놓다니 네놈은 벌을 받아야 한다!” 어린양이 답했다. “저는 당신이 계신 곳에서 스무 발자국이나 아래서 흐르는 물로 목을 축였습니다. 어떤 식으로도 당신 물을 더럽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네놈이 물을 흐려놓았어. 게다가 난 네놈이 작년에 나를 욕한 것도 알고 있어.” “작년에 저는 태어나지도 않았어요. 아직도 엄마 젖을 빨고 있는 걸요.” “네놈이 아니면 네놈 형이겠지.” “저는 형이 없는데요.” “그럼 네놈 종족 중 하나겠지. 네놈들이랑 목동들, 개들은 언제나 내게 불량한 말을 지껄여왔어. 이제 내가 되갚아줄 때다.” 늑대는 어린양을 숲속으로 끌고 가 잡아먹어버렸다. 재판도 하지 않고 말이다.
‘불량배 국가’란 표현 쓰던 미국베네수 폭격하고 마두로 납치유엔헌장·국제법 무시 ‘무법자’세계 민주주의 위해 비판 마땅
17세기 작가 라퐁텐의 유명한 동화 <늑대와 어린양>이다. 라퐁텐은 이야기를 시작하며 “최강자의 이성이 항상 최고의 선이라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강자가 항상 옳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참고로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이 구절을 2000년대 초반 주권과 민주주의(‘도래할 민주주의’)를 새롭게 사고하는 책 <불량배들>의 제사(題詞)로 썼다. 그는 당시 국제정치에서 유행하던 ‘불량배 국가(rogue state)’라는 용어를 사고의 단초로 삼았다.
‘불량배 국가’는 미국이 일부 국가들을 향해 국제질서를 어지럽히고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며 테러집단을 후원하고 있다고 지목하며 쓴 용어이다. 첫 번째 어린양은 파나마였다. 1989년 미국은 파나마 정부가 마약을 밀매하고 정치적 반대자를 억압한다는 이유로 지도자인 노리에가를 납치해서 미국 법정에 세웠다. 누구는 전직 CIA의 정보원 출신인 노리에가가 미국의 ‘지저분한 일들’을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라고 했고, 누구는 파나마 운하의 통제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어떻든 명분은 마약 밀매와 민주주의 탄압이었다.
이후 이라크, 레바논, 북한, 쿠바, 이란 등이 목록에 올랐다. 도대체 기준이 무엇일까. 빌 클린턴 정부의 국가안전보장이사회 일원이었던 로버트 리트워크는 이렇게 말했다. “불량배 국가란 미국이 그렇다고 말한 모든 국가이다.” 그러니까 목록은 미국이 정한다.
지난 토요일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폭격하고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하면서 한동안 보이지 않던 불량배 국가라는 표현이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을 향해서다. 미국의 러시다 털리브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이런 일들은 불량배 국가나 하는 짓”이라고 썼다. 지난해 말 미국이 마약 운반선이라고 주장하며 카리브해를 지나던 선박들을 폭격해 수십 명을 살해했을 때, 영국 신문 가디언에는 “이제는 미국이 불량배 국가다”라는 칼럼이 게재되었다. 이 폭격을 두고 유엔 최고인권대표 폴커 튀르크는 ‘사법 외 살인(extrajudicial killing)’이라고도 불렀다.
유엔헌장은 국가의 영토나 정치적 독립을 침해하는 무력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국제법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경우는 무력 공격을 받았을 때나 전멸 위험에 처한 인구를 구출해야 할 때뿐이다. 미국 정부가 말하는 ‘마약 테러리즘’에 대한 자위권은 이 기준에 한참 미달한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위권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run)”고 했다. 또 애송이 마두로가 흐려놓은 베네수엘라의 검은 물(석유산업)도 장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베네수엘라 침공 다음날에는 콜롬비아 대통령을 겨냥해 “마약공장을 운영한다”며 “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쿠바가 “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야말로 네놈, 네놈 형, 네놈 종족이 다 문제라는 식이다.
이제 미국이 국제법 바깥에 있음이 분명해졌다. 미국은 무법자 국가이며 사실상 세계의 군주이다. 그것을 이제 알았느냐고, 원래 국제질서에서는 ‘힘이 곧 정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뜻 보면 현실을 냉정히 분석하는 현실주의자 같지만 실상은 부당한 현실을 추인하는 냉소주의자들이다.
그러나 냉철한 이성이란 재빠른 순응이 아니라 비판적인 사고이다. 어린양이든 독재자이든 늑대가 제멋대로 끌고 가는 일이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실효성을 따질 것 없이 미국의 국제법 위반을 강력히 비판해야 한다. 더 나아가 세계 최강자가 불량배임이 분명해지고 있는 지금, 늑대가 늑대를 자처하고 위험이 위험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 세계가 군주정으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민주주의를 세계적 차원에서 고민하는 일이 우리에게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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