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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폰테크 까만 밤 할퀸 빛줄기…‘까만 칠’로 막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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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5-06-25 15:05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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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폰테크 지구 저궤도 위성인 ‘스타링크’햇빛 반사해 ‘직선 자국’ 남겨천체 사진 망치는 등 ‘골칫거리’
빛 98% 흡수 반타블랙 페인트위성 동체에 발라 내년 첫 발사베라 루빈 천문대 제 역할 기대
모래알을 검은 도화지에 흩뿌려놓은 듯, 밤하늘에 수백개의 별이 떠 있다. 사진 상단의 금성은 맞은편 차선에서 접근하는 자동차의 전조등을 연상케 할 만큼 밝다. 2021년 독일 한 지역에서 찍은 밤하늘 모습이다. 상공에서 지상으로 꽂히는 약한 빛을 망원경으로 장시간 흡수해 촬영했다. 밤에 천체 사진을 찍는 일반적인 기법이다.
그런데 이 사진, 한눈에 보기에도 이상하다. 얇은 직선이 사진을 가득 채웠다. 직선의 정체는 별이 아니라 인공 물체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쏘아올린 ‘스타링크’ 용도 인공위성의 궤적이다. 스타링크는 고객이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2019년 시작됐다. 고도 550㎞에 떠 있는 위성 7000여기가 우주에서 기지국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작동한다.
혁신적인 통신 체계지만 스타링크를 구현하기 위한 수많은 위성이 지구 궤도에서 햇빛을 양껏 반사하며 궤적을 만들다보니 문제가 생긴다. 천체 망원경이 포착한 사진에 직선 형태 자국, 즉 일종의 낙서를 그리는 것이다. 이런 일은 지난 수년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천문학계에서는 매우 큰 골칫거리다.
그런데 돌파구가 생겼다. 지구 천체 망원경을 구할 비책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비책의 정체는 ‘특수 페인트’다. 무슨 말일까.
‘빛 흡수율 98%’ 페인트 사용
이달 중순 영국 서리대 연구진은 공식자료를 통해 특수 페인트를 동체에 칠한 신발 상자 크기의 초소형 인공위성을 내년에 지구 저궤도, 즉 고도 수백㎞ 우주로 시험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이 붙인 페인트 이름은 ‘반타블랙 310’이다. 지구 주변을 도는 위성은 필연적으로 태양이 방출하는 빛을 반사한다. 위성에 닿은 빛을 최대한 빨아들여 반사를 줄이는 것이 반타블랙 310 목적이다. 내년 시험 발사도 지구 저궤도에서 반타블랙 310의 빛 흡수 능력을 알아보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지상 실험실에서 파악된 반타블랙 310의 빛 흡수율은 98%에 이른다. 현존하는 다른 검은색 페인트들은 95%를 넘지 않는다. 반타블랙 310을 칠한 부위는 말 그대로 칠흑같이 어둡다. 검은 구멍이 허공에 뚫린 것 같은 착시마저 생긴다. 반타블랙 310은 무언가가 탈 때 생기는 그을음 성분인 ‘카본 블랙’에 특수 화학 물질을 섞어 만든다.
위성에 검은 페인트를 칠한다는 특이한 발상까지 나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 위성으로 인한 빛공해에 시달리는 현재 천문학계 상황이 절박해서다. 국제천문연맹(IAU) 등에서는 스타링크 구축이 시작된 직후인 2020년부터 “지상 망원경 성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스타링크 용도 위성이 우주에서 햇빛을 반사해 천체 망원경이 찍은 사진에 직선형 자국을 남기는 일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뒤에도 이런 일은 세계 천체 망원경에서 꾸준히 나타났다.
2030년 위성 무려 6만기 예상
천문학계의 고충이 사라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스타링크 용도 위성 숫자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2019년 이전까지 지구 저궤도에는 위성이 총 2000여기 있었지만, 현재는 4배인 8000여기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약 90%인 7000여기가 스페이스X가 쏜 스타링크용 위성이다. 사막이든 대양이든 전장이든 가리지 않고 인터넷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링크의 시장 가치를 높게 본 스페이스X가 지난 6년간 쉬지 않고 위성을 쏜 결과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용 위성을 앞으로 수만기 이상 더 쏠 예정이다. 여기에 또 다른 기업들까지 가세해 자신들의 위성을 별도로 발사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과학계는 2030년 지구 저궤도에 무려 6만기의 위성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천문학계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반타블랙 310을 칠한 위성의 시험 발사 성공 여부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으로서는 위성으로 인한 빛 반사 문제를 줄일 가장 현실적이며 유일한 대책이다.
세계 최강 천문대 정상 작동 열쇠
만약 반타블랙 310으로 향후 지구 저궤도를 도는 위성들을 까맣게 칠하지 못한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칠레에 건설돼 올해 하반기부터 정식 운영될 최신 우주관측 시설 ‘베라 루빈 천문대’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베라 루빈 천문대는 미국이 6억8000만달러(약 9300억원)를 투입해 칠레에 건설했다.
가장 큰 특징은 폭이 1.65m에 이르는 세계 최대 천체 관측용 디지털 카메라가 장착됐다는 점이다. 3200만 화소로 밤하늘을 선명하게 촬영한다. 초신성 폭발이나 소행성 움직임 등을 정밀 관찰할 수 있다.
우주과학계에서는 위성이 빛 반사 감소 대책 없이 계속 늘어나면 향후 10년간 베라 루빈 천문대가 찍을 사진 40%에서 직선이 발견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베라 루빈 천문대를 하루 운영하는 데에는 8만1000달러(약 1억1000만원)가 든다. 직선이 섞인 ‘불량 사진’이 늘어날수록 돈이 낭비되는 셈이다. 성능 좋은 천문대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인류 우주과학 발전이 지연되는 문제까지 생긴다.
연구진은 “반타블랙 310은 초저온과 같은 혹독한 우주 환경에서도 검은색을 유지할 수 있는 내구성을 갖췄다”며 “밤하늘을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24시 내구 레이스’ 출전10년 연속 완주 대기록 달성 도전타이어 업계도 레이싱 후원하며내마모성·접지력 등 기술력 홍보
분야를 막론하고 앞글자에 ‘K’만 붙이면 세계에서 통할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지만, 모터스포츠는 이런 흐름에서 다소 비켜나 있다. 웅장한 엔진 배기음을 뿜어내며 트랙을 집어삼킬 듯 달리는 자동차 경주에 열광하는 팬들의 문화도, 관련 인프라도 자동차 산업 규모가 비슷한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국내 완성차와 타이어 업계는 그런데도 관련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세계 유수의 모터스포츠 대회에 출전하거나 후원사로 참여하며 브랜드 가치 높이기에 애쓰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19일부터 22일(현지시간)까지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열리는 ‘24시 내구 레이스’에 출전했다.
내구 레이스는 하루 동안 가장 긴 주행거리를 기록한 차량이 우승하는 방식으로, 차량 내구 역량을 극한 상태에서 시험하는 경주다. 뉘르부르크링 서킷은 25㎞ 넘는 길이와 170개 코너, 최대 300m 높낮이 차로 ‘녹색 지옥’이라고 불릴 정도로 난도 높은 트랙으로 유명하다. 평균 완주율도 60∼70%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2016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현대차는 올해 ‘10년 연속 완주’라는 대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이를 통해 고성능 브랜드로서의 ‘현대 N’ 기술력과 우수한 내구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각오다.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200㎞ 정도 떨어진 소도시 르망에서 개막한 ‘르망 24시’엔 제네시스가 참가했다. 르망 24시는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 대회로, 제네시스는 첫 출전이다. 내년 최상위 등급인 ‘하이퍼카 클래스’ 데뷔를 앞두고 레이싱 노하우를 습득하는 차원에서 ‘LMP2 클래스’에 출전했다.
르망 24시는 드라이버 3명이 24시간 동안 교대하며 쉬지 않고 주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네시스 차량은 12시간여를 달리다가 오른쪽 뒷바퀴에 문제가 발생해 완주에 실패했지만, 원인 분석과 보완 작업을 거쳐 내년 하이퍼카 클래스에선 기량을 본격적으로 펼쳐 보인다는 구상이다.
완성차 업계가 이처럼 모터스포츠 대회에 공을 들이는 것은 핵심 기술력과 내구성을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최적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엔터테인먼트, 레저 등 자동차 기능이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이 중 핵심은 빠르면서도 오래 달릴 수 있는 차가 좋은 자동차라는 사실이다. 극한의 주행 환경에서 극상의 기술력을 겨루는 자동차 경주 대회의 우승 소식은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일반 대중에까지 퍼진다. 이 정도 솜씨라면 일반 양산 차량도 잘 만들 것이라는 믿음을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다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페라리, 포르쉐, 마세라티, 맥라렌, 애스턴마틴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강호들이 모두 세계 유수의 역대 모터스포츠 대회에 출전해 이때 쌓은 기술력 등을 토대로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뚜렷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1985년부터 르망 24시에 참가해 다섯번 우승한 도요타는 올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에도 6년 만에 다시 출전했다.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소문난 레이싱광이다. 창업자의 손자로서 조직 장악력을 높이려면 자동차의 모든 기술력이 응축된 모터스포츠를 알아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에 의해 시작한 길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리조’라는 활동명으로 직접 헬멧을 쓰고 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능숙한 드라이버가 됐다는 것은 자동차 업계에선 유명한 얘기다.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아키오 회장이 정 회장을 동승석에 태우고 차량 드리프트 퍼포먼스를 펼치며 두 그룹 간 우호 관계를 과시한 건 상징적 장면이다.
‘독삼사’(독일 3대 자동차 회사)를 비롯한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도 M8(BMW), R8(아우디), AMG GT 시리즈(메르세데스-벤츠) 등 브랜드를 대표하는 최고급 고성능 모델을 앞세워 모터스포츠 대회를 겨냥한다.
국내에선 고객 대상 스피드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을 알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18년 6월 고성능 자동차 문화 안착을 위해 용인에 4.3㎞ 길이 트랙과 16개 코너를 갖춘 ‘AMG 스피드웨이’를 오픈했다. 독일 본사에서 체계적인 드라이빙 교육 인증을 받은 국내 전문 강사진이 AMG 스피드웨이에서 참가자 수준과 특성에 맞춰 단계별 맞춤 교육을 제공하는 ‘AMG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타이어 업계도 모터스포츠에 진심이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22일 열리는 모터스포츠 대회인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에 참가하는 레이싱팀 2곳을 공식 후원한다고 밝혔다. 1916년 시작된 파이크스 피크 힐 클라임은 로키산맥의 봉우리인 파이크스 피크를 오르내리기 때문에 ‘구름 위의 레이스’라고 불린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1일 영국 런던에서 개막한 전기차 페스티벌 ‘2025 런던-브라이튼 EV 랠리’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한 글로벌 타이어 업체 관계자는 “극한의 레이스를 견디려면 강력한 엔진을 비롯한 완성차 업계의 기술력 못지않게 타이어의 내마모성과 접지력 등도 핸들 조향과 고속 주행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모터스포츠와 타이어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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