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지원사 전두환처럼 ‘사형’ 나오나···특검, 윤석열 내란 결심공판 앞두고 구형량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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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6-01-12 05:42 조회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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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오는 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 8명에게 어떤 형을 구형할지 논의했다. 회의에는 조 특검과 특검보 6명, 차장·부장검사 9명이 참석했다. 일부 특검보와 검사는 지난달 수사가 끝나 각각 현업과 원 직위로 복귀했지만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는 이날 오후 9시쯤 마쳤다. 회의에서는 결론이 정해지지 않았고 조 특검이 막판까지 고심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9일 오전 9시20분부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의 결심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결심공판에선 특검이 최종 의견을 내고 구형을 하면 피고인 측 변호인과 피고인 본인이 각각 최종 의견을 내고 최후 진술을 하게 된다.
특검 간부들은 이날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과 무기징역 중 어떤 형을 구형할지 논의했다고 한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이 두 형만 선고할 수 있게 돼 있다. 특검팀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12·12 쿠데타,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건 관련 재판을 참고해 구형량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 때보다 정치·경제적으로 더 성숙해진 현재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를 파괴하려 한 12·3 불법계엄의 해악이 과거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또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이후 계속해서 범행을 은폐·축소하려 하면서 사회를 혼란으로 몰아넣고, 수사와 재판에 불성실하게 임한 점 등 범죄 이후의 태도 역시 구형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에 사형을 구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검찰은 1996년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다만 무기징역 구형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일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사실상 사형 폐지국가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사형과 무기징역이 실질상 크게 차이가 없는데,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하면 사회 혼란만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량도 논의했다. 9일 결심공판은 윤 전 대통령 외에도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에 대한 구형도 함께 한다.
특검팀은 계엄을 주도적으로 실행한 김 전 장관의 범죄 혐의가 윤 전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으로 무겁다고 보고, 그에게 윤 전 대통령과 같은 형을 구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을 계엄에 투입한 두 명의 경찰 수장에게도 중형을 구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의 구형량이 향후 계엄에 가담한 군 주요 사령관 구형량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커 낮은 형을 구형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등 결심공판은 피고인이 8명에 달하는 만큼 9일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당일 변론을 끝낸다는 계획이지만, 최종 의견 등 절차가 길어지면 다음 주로 밀릴 수도 있다.
새해 벽두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시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를 흔들었다.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의 북극 영토인 그린란드를 병합하기 위한 미군 활용 가능성을 언급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인 유럽 국가들을 발칵 뒤집어놨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미국 및 서구 중심의 세계질서가 더 이상 예측 가능하거나 안정적이지 않다는 사실만 선명해졌다.
<21세기 지정학>은 오늘날 세계질서가 서구의 전유물이라는 신화를 반박하며, ‘미국 없는 세계’가 반드시 혼돈과 붕괴로 귀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책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통찰을 지난 5000년의 문명사를 되짚는 데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서구 주도의 세계질서를 ‘보편적’으로 보는 통념을 해체하고, 과거부터 다원적이었던 세계질서로부터 미래에 대한 단서나 가능성을 찾아보는 ‘과거로 돌아가는 미래(back-to-the-future)’라는 논지를 풀어간다.
책에서 사용하는 ‘세계질서’ 개념은 권력 구조, 경제적 연결, 정치 사상, 리더십이 상호작용하며 인류의 안정과 평화를 가능하게 하는 세계의 작동 방식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서구는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 등 현대 질서를 형성하는 주요 가치들이 서구만의 독창적인 발명품인 양 내세워 이를 기반으로 국제적인 힘을 쌓아왔다. 책에선 고대 근동부터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까지 수많은 ‘비서구’ 문명을 톺아보며 서구 중심적 편견을 깨부순다.
고대 근동 ‘아마르나 체제’부터동아시아 ‘조공 질서’ 등 다루며서구 주도의 세계질서 통념 해체다원적이던 과거 통해 미래 예측
미 중심 질서 21세기 후반엔 ‘흔들’소수 강대국의 ‘다극 체계’ 넘어글로벌 멀티플렉스의 세계 제시
이를테면 이미 기원전 14세기경 이집트와 바빌로니아, 히타이트 등이 이른바 ‘아마르나체제’ 아래 정교한 외교 관계를 맺었고, 이집트와 히타이트는 세계 최초의 평화 조약인 ‘카데시 조약’을 체결해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선구적 모델을 남겼다. 서아프리카 말리 제국의 ‘만뎅 헌장’은 일찍이 인권과 개인의 재산권을 명시했으며, 대륙 전역에 형성된 무역 네트워크가 아프리카만의 국제적 질서를 지탱했다.
한국이 익숙한 동아시아 ‘조공 질서’도 책이 소개하는 세계질서 중 하나다. 삼국시대 한반도 왕조와 수·당의 전쟁에서 보듯 조공 체계는 단순한 복속 관계로 볼 수 없다. “중국의 문화적·정치적 우위를 인정하는 국가들에 무역 특권과 외교적 승인을 제공하는” 위계적 관계가 핵심이다. 선도적 국가가 다른 국가들을 식민지화하지 않고 안보와 무역 혜택을 제공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세계질서가 조공 체계와 먼 친척뻘이라는 지적이 흥미롭다.
근대 서구 세계질서의 출발은 ‘30년 전쟁’을 종결하기 위해 1648년 맺어진 베스트팔렌 평화 조약이다. 각 국가의 주권을 침해할 수 없는 원칙으로 확립한 이 합의는 현시대까지 세계질서를 뒷받침하는 외교 관계의 기초가 됐다. 하지만 익히 알다시피 이 평등의 원칙은 강대국 사이에만 균형을 만들었고, 제국주의, 인종차별주의, 노예제도와 같은 비유럽 세계에 대한 유럽만의 세계질서를 만들어냈다.
그로부터 패권을 넘겨받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자유주의적 세계질서’는 유엔과 같은 다자간 기구를 통한 세계질서 관리, 민주주의 촉진, 인권 옹호, 자유무역 등을 내세운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통해 다시 거론되는 먼로 독트린(19세기 서반구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미국 패권 정책),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 침공 등에서 그랬듯이 미국은 언제든 자국 이익을 위해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때로는 독재자들과도 긴밀하게 결속했는데,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도미니카 공화국 독재자 라파엘 트루히요에 대해 “그는 개자식일지 모르지만 우리의 개자식이다”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미국 세계질서는 냉전 종식과 소련권 붕괴로 절정에 달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을 통해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는 너무나 완벽하게 승리했다는 낙관주의를 펼치기까지 했다. 하지만 불과 20여년 만에 이러한 확신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2001년 9·11 테러에 이어 미국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실패한 전쟁을 치르게 됐고, 동시에 중국은 세계질서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책에선 미국이 로마제국처럼 붕괴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미국이 자신들의 비전과 가치, 글로벌 협력기구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구축한 세계질서가 21세기 후반이면 더 이상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에 대해선 서구가 두려움을 과장하고 있다는 지적과 더불어 세계 곳곳에서 반발에 부딪힌 ‘일대일로’에서 보듯 중국의 역량 자체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린다.
저자가 제시하는 미래는 소수의 강대국이 패권을 다투는 ‘다극 체계’를 넘어선 ‘글로벌 멀티플렉스’이다. 관객이 취향에 따라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감독, 배우를 선택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처럼 기업, 재단, 비정부기구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훨씬 더 많은 행위자들 간의 상호작용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미국이 전략적 방위를, 중국이 무역과 개발을,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는 식이다. 저자는 뉴진스, BTS 정국 등 K팝을 언급하며 한국과 같은 중견 국가가 문화적 다양성을 주도하는 미래도 제시한다.
저자는 서구 패권이 흔들릴 때마다 ‘세계의 종말’을 두려워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사실 기득권의 편향된 입장에 불과하다고, 그 세계는 이전보다 오히려 나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한국에도 미래의 다원적 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다른 상상을 제시하는 책이다.
많은 이들이 와플 하면 벨기에를 떠올리지만, 나는 소녀시대의 윤아가 떠오른다. 몇년 전, TV 프로그램에서 그가 와플 전용 기계를 선보이며 한국에서 선풍적인 유행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와플은 사실 특별한 기술로 만들어내는 창작물이라기보다는 틀에 반죽을 넣고 구워내기만 하면 되는 평범한 디저트다. 와플 유행에 덩달아 종주국인 벨기에도 명성을 얻게 되다니. 아니, 이렇게 땡잡은 경우가 다 있나.
와플 기계 품절 대란에 이어 온갖 재료를 다 구워 먹는 한국인들을 보며, 역시 ‘발상의 민족’이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몇번 구워 먹다 보면 금세 뻔해지는 그 자리를 떡, 감자, 심지어 밥과 크루아상 생지까지 넣어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어내더니, 지금은 그 열기가 조금 잦아든 듯하다. 한국에서 유행은 끝났지만, 벨기에에서는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디저트가 바로 이 와플이다.
큰 틀에서 보면, 벨기에 와플은 두 종류로 나뉜다. 브뤼셀 와플과 리에주 와플이다. 지역 명칭을 붙여 구분하는데, 역사와 레시피, 형태, 맛, 조리법 등 모든 면에서 판이하다. 브뤼셀 와플은 전통적으로 직사각형이며, 공기층이 많아 가볍고 바삭하다. 와플 위에 새겨진 홈의 크기도 넉넉해 초콜릿, 휘핑크림, 과일 등을 올려 맛을 변주하기 좋다. 반면 리에주 와플은 약간 동그란 형태를 띠며, 두껍고 묵직하다. 버터가 듬뿍 든 반죽에 설탕 알갱이가 박혀 있어 구워지면 바삭하게 캐러멜화된다.
무슨 와플이든 간에, 갓 구운 와플 냄새를 멀리서 맡는다면 마음을 재빨리 바꾸는 편이 낫다. ‘안 먹겠다, 보기만 하자’고 다짐해도 발걸음은 이미 그리로 향하고, 나도 모르게 와플을 손에 쥐고 있는 행복한 좌절을 맛보게 될 테니 말이다. 이 두 가지 와플 외에도, 겐트식 와플(브뤼셀과 리에주의 중간형)과 네덜란드 스트롭와플(작고 얇은 와플 사이에 시럽을 넣은 비스킷 형태) 등도 있다.
나른한 일요일, 심심한 입을 달래주기에 벨기에에서는 와플만 한 것이 없다. 그러던 어느 하루, 시어머니가 주말에 와플을 먹으러 오라고 전화하셨다. 와플은 약속을 잡아가며 먹을 정도의 음식은 아닌데, 분명 무슨 사연이 있으리라 예감했다. 어머니 집에 도착해 보니, 역시 와플 판 사이로 아지랑이 열기가 훅훅 피어오르는 업장용 와플 기계가 떡하니 세팅된 것 아닌가. 16명의 식솔을 한꺼번에 먹이려면 윤아가 쓰는 아담한 기계로는 얼토당토않겠지만, 붕어빵 기계 수준의 거물을 집안에 들여놓으실 줄이야. ‘아무렴, 벨기에 할머니라면 와플에 이 정도 진심은 돼야지’ 하면서도 세상의 할머니들은 어쩜 하나같이 손이 클까, 그 ‘국룰’에 잠시 섬뜩했다.
불어의 ‘고프레(Gauffre: 고프흐)’가 ‘와플’이라는 사실을 지인들에게 알려주면서, 1990년대 추억의 고프레 과자(초코, 바닐라, 딸기 맛이었던 걸로 기억한다)가 내 ‘최애’ 와플이라고 고백하곤 한다.
또한 지하철 입구에서 팔던 생크림 와플도 빼놓을 수 없다. 부스러질 만큼 바삭하게 구운 동그랗고 넓은 와플 위에 최대한 얇게 바른 잼과 터질 듯 삐져나오는 생크림. 대단히 고급스러운 맛은 아닐지라도 한번 입에 대면 역시나 멈출 수 없는 그 맛. 정통 와플과 어쩐지 연결고리는 없어 보여도, 명색이 다 같은 이름의 와플 아닌가. 세상에 와플 종류는 너무나 많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벨기에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주 인용하는 말이 있다. “맛(취향)과 색깔은 논할 수 없다(Les gouts et les couleurs ne se discutent pas).” 와플이란 단어에 떠올릴 맛과 기억은 사람마다 다르겠다. 추억의 고프레든, 지하철 입구의 생크림 와플이든. 하필, 고급스러운 버터 맛 가득한 와플의 본고장에 살고 있다 보니 내 취향 고백에 ‘넌 무슨 입맛이 그렇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하지만 수십년을 한결같이 고수해온 내 와플 취향이 뭐가 어때서. 맛과 색깔은 논할 수 없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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