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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방법 16경기 무패…포옛 손에서 확 달라진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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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5-06-25 09:31 조회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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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방법 축구도 ‘감독 놀음’이다. 같은 선수라도 하나로 묶는 지도자의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2025시즌 전북 현대가 그렇다. 지난해 12월 전북 지휘봉을 잡은 우루과이 출신의 거스 포옛 감독(58·사진)이 새로운 ‘전북 천하’를 예고하고 있다.
전북은 지난 21일 FC서울과의 K리그1 20라운드에서 1-1로 비기면서 16경기 무패 행진(11승5무)을 질주했다. 전북은 이번 시즌 지는 법을 잊었다. 전북은 승점 42점을 쌓으면서 당당히 순위표 꼭대기를 굳게 지켰다. 포옛 감독은 경기 뒤 “오늘 경기로 승점 42점을 쌓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지난해 정규리그 38경기 승점과 같다. 지금까지 나쁘지 않은 결과”라며 활짝 웃었다. 21일 기준 2위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승점 차는 무려 9점에 달한다.
K리그1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명가’ 전북이지만, 포옛 감독 부임 전에는 그 화려한 시간과 멀어져 있었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를 12개팀 중 10위로 마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밀려났다. 다행히 1부에 잔류했지만 K리그1 최고 명문이라는 자존심에 이미 큰 상처를 입은 뒤였다.
변화가 절실했던 전북은 큰 무대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를 물색했고, 지난해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후임으로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포옛이 낙점됐다. 당시 전북 내부에선 선 굵은 축구를 고집하는 포옛 감독이 현대 축구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감독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전북은 단숨에 K리그1 최다골(34골)과 최소 실점(15골)을 자랑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시즌 초반에는 순위가 10위까지 밀려나기도 했지만 수비부터 단단하게 굳힌 뒤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전북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닥공(닥치고 공격)까지 살아나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전북의 한 관계자는 “주요 선수를 살펴보면 콤파뇨와 송범근을 빼면 큰 변화가 없는데 성적은 큰 차이”라며 엄지를 들었다.
포옛 감독이 선수단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성적을 낸 비결로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잘 이끌어낸 감각에 있다. 올해 K리그1 득점 1위(12골)를 달리는 전진우(26)가 대표적이다. 2018년 수원 삼성에서 데뷔한 이래 지난해까지 7년간 11골이 전부였던 그는 올해 19경기만 뛰고도 그보다 많은 골을 넣었다. 측면 날개로 한정됐던 역할을 섀도 스트라이커 가깝게 뛰면서 과감하게 슈팅하라고 요구한 포옛 효과다. 전진우는 “처음에는 쉬운 요구를 하시다가 점점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축구에 대해 명확하게 짚어주시니 선수로서는 편하다”고 말했다.
포옛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 시절부터 주전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벤치로 밀려난 선수들이 불만을 가지기 쉽지만, 포옛 감독은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달래며 신뢰 관계를 유지했다. 콤파뇨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자마자 3경기 연속골(4골)로 폭발한 티아고는 “감독님의 요구대로 훈련에 최선을 다하면 기회는 올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K리그1 우승 레이스는 전북의 4년 만의 정상 탈환으로 점점 굳어지는 흐름이다. 그러나 정작 포옛 감독은 전북의 승승장구를 경계해 흥미롭다. 전북도 언젠가는 무패 행진이 끝나기 마련이고, 연패에 빠지지 않도록 지금 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포옛 감독은 “우리가 지금 잘하고 있지만 축구는 변화무쌍한 종목”이라며 “아직 목표를 말하기에는 이르다. 우리 선수들이 기본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자신감이라는 흐름을 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제·산업 정책은 단연 인공지능(AI) 분야다. AI 세계 3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정부와 민간 투자를 확대하고 AI 국가 인재를 양성하며,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이 대통령의 핵심 경제 공약이다. 그리고 100조원이라는 초대형 재정 규모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제 정책 우선순위와 재정 규모가 독보적인 AI 정책의 첫 단추를 어디서부터 채울지에 따라 그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큰 비중의 AI 정책을 공공과 민간이 어떻게 분담해 추진할지가 아직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 와중에 ‘관 주도’가 아니라 민간 중심의 AI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규제 완화, 세제 혜택, 국민펀드 조성, 전력 공급 지원 등 사기업 주도의 AI 혁신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낯익은 서사이지만, 그래서인지 대통령실 AI수석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빅테크 출신을 지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 AI 산업은 사실 규제 자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철저히 민간 주도로 진행돼왔다. 그 결과는 유감스럽게도 글로벌 AI 경쟁에서 밀리는 처지가 된 것이다. 바로 여기에 새 정부가 국가적으로 강력한 AI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게 된 배경이 있다.
상황 맥락만 보면, 정부가 안정적인 디지털 인프라 조성과 AI 산업에 대한 장기적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시장 구도를 바꿔야 할 시점이 됐다. 그래서 대규모 자본과 인프라를 동원해 군비 경쟁식으로 치닫는 글로벌 AI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특히 최근 진화하는 AI는, 과거와 달리 경제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칠 범용 기술이 분명하면서도 불확실성이 아주 높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는 AI가 연간 생산성을 고작 0.07% 정도 높일 것으로 보지만, 필리프 아기옹은 1.3%를 예상할 정도로 경제성장 기여에 대한 기대치 차이가 크다. 더욱이 AI 기술의 응용은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지만 심각한 해를 끼칠 수도 있을 만큼 충격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바로 이런 이유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AI 대부 제프리 힌턴은, 지금의 AI 기술을 ‘핵분열 물질’에 빗대면서 정부가 강력한 윤리적 법규를 도입하는 등 확실한 안전 대책을 세우는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AI 업계의 대모로 통하는 페이페이 리 역시 AI 개발 방향이 소수 빅테크 목소리에 좌우되는 현실을 우려하며, 정책 입안자들이 책임감 있는 AI를 개발하는 데 공공 부문이 중요한 리더십을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자본과 인프라를 요구하면서도 경제적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사회와 환경에 미칠 영향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정부는 재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전통적인 산업 정책 공식이 AI 분야에는 통할 수 없다는 말이다.
산업 혁신에서 공공의 역할을 강조해온 경제학자 마리아나 마추카토 역시 AI 개발을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등 극소수 글로벌 빅테크가 좌우하는 상황에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
그는 AI가 식량 생산 개선부터 자연재해에 대한 복원력 강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 등 사회 전체에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정부가 소극적인 방관자로 남는다면 그 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면서 “AI는 잘 고려된 공공 전략의 맥락에서 개발되고 배포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지러울 정도의 현재 AI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AI 기술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지금 당장 개입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가 기업이 작거나 필요로 한다는 이유로 기업에 돈을 쥐여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형의 조직들이 각기 다른 해법을 들고 모여들게끔 정책 구조를 짜라는 마추카토의 조언은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에도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무게감이 가장 큰 정부의 AI 정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국민들은 기대와 우려의 마음을 동시에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정부의 AI 정책 추진의 결과 소수 AI 빅테크의 거대한 수익과 주가의 고공행진으로 끝나지 않고, 사회구성원들에게도 다양한 혜택을 주고 기후와 생태환경에도 부담을 최소화하는 AI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무겁고 신중한 첫발을 떼기 바란다.
말할 수 있는 빚이 있고, 말할 수 없는 빚이 있다. 말할 수 있는 빚은 ‘반은 은행 거야’라는 말로 자신의 집을 소개하거나, 운영에 부침을 겪는 업주가 희망을 찾을 때의 것이다. 겸손하고, 성실하고, 명예롭다. 반면 말할 수 없는 빚은 말해진 적 없기에 예를 들 수가 없다. 생존이나 중독에서 기인했을 것이라 짐작할 뿐. 숨기고 감추느라 어둠 속에서 축축해진 그것들의 이미지는 오만하고, 나태하고, 굴욕적이다.
말할 수 없는 빚에 대한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나는 지극히 사적인 채무에 대해서만 말하자고 다짐했다. 병든 몸으로 여러 직장을 전전하며 얻은 괴로운 부채, 이자를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야 했던 슬픈 밤, 빚을 갚으며 많은 사람들이 내게 내어준 손과 품 같은 것을. 내게 빚은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힘든 수치스러운 절망이었고, 그 고립된 언어로 나는 나 자신을 회복시키는 글을 쓰고자 했다.
그러나 나의 부채감이 내가 속한 사회와 긴밀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글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국회 앞에 장갑차가 등장했던 어느 겨울 이후의 글쓰기는 더더욱 그랬다.
악보다 위선이 더 나쁜 것이라 외치는 이들의 폭주에 어떤 상황에서도 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맞섰다. 그 싸움판 안에서 나는 채무자일 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부채를 안기는 대부업자가 되기도, 누군가에겐 빚을 갚으라 고함치는 추심업자가 되기도 했다.
빚에도 얼굴이 있다면
어떤 빚은 종종 죄로 환원된다. 사람들은 대개 빚을 지고 갚지 못하는 이들의 사정을 공적인 문제로 확대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주어진 것이 없었던 가난한 사람들, 질병과 사고로 인해 자신을 돌볼 수 없는 사람들, 그리고 중독과 탈선으로 스스로 삶을 망가뜨린 사람들은 빚을 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쉽게 무능하고 방탕한 존재가 된다.
세상은 이들의 고통을 당연한 불행으로 여기고, 이들의 실패는 개인의 불찰로 축소하여 재기의 기회도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
최근 정부는 113만명의 장기 연체 채무를 탕감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상환 능력을 상실한 장기 연체자의 빚을 전액 탕감하고, 자영업자에겐 원금의 90%까지 감면하는 방안이다. 정책의 내용이 알려지자 곧바로 반발이 일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주장, 채무에 관한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는 비난, 빚 갚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세상이라는 푸념까지. 낯설지 않았다.
정부의 탕감 조건은 ‘연체 기록 7년 이상, 연체 금액 5000만원 이하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채무’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성실히 갚은 사람에 대한 배신’이라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채무조정은 이미 빚을 갚은 이들에게 상실감을 주거나 공정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채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는 언제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채무의 고통을, 죄가 아닌 상황으로 규정하며 재기의 가능성을 만드는 최소한의 방안이다.
일기의 마지막 장
“대출금을 갚았어요. 신용점수가 올랐는지 확인하세요!” 병실에 앉아 금융 앱에서 보낸 메시지를 읽는다. 명랑한 메신저 알림음은 이자만큼 늘어나던 삶의 무게를 가볍게 비웃는다. 제일 힘들었을 때는 잠만 자고 싶었다. 말없이 잠들고, 가능하면 깨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땐, 그 감정들을 언어로 옮기고 싶었다. 나의 슬픔과 억울함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글을 쓰는 동안엔 부채만 늘었다. 글을 연재하는 내내 마감을 제때 지키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기한을 멋대로 어기며 죄송하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 빚을 진 경험을 쓰면서 동시에 빚을 지는 나는 얼마나 오만하고 나태하며 굴욕적인가. 어떤 문장은 너무 고통스러워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병이 재발하는 기분이었다. 채무를 쓴다는 게 나를 회복시키기는커녕 더욱 고립시키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 글을 쓰는 것을 결코 멈추지 못했다. 의무감이나 책임감 때문이 아니라, 일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자괴감, 더 나아갈 수 없다는 무력감 때문이었다. 그 두 개의 감정은 마치 채무의 고통과 같았다. 자괴감과 무력감에서 동력을 얻다니, 어쩌면 나는 채무의 고통에 중독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삶이 끝없이 빚을 지고 갚는 과정이라면, 사람은 누구나 이러한 고통에 적응해야 하고 그 불완전한 상태를 긍정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악담을 써서 건넨다. 부디 당신에게도 채무가, 채무의 고통이 찾아들기를. 고통과 삶을 단단하게 묶어줄 빚이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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